노키아가 아이폰에 대한 대응 실패 회고를 보면 선진국이라고 해서 그냥 수평적이지만 않다는 거에요
[노키아가 아이폰에 대한 대응 실패 회고를 보면 선진국이라고 해서 그냥 수평적이지만 않다는 거에요]
https://www.facebook.com/KIM.Seokhyeon.ik/posts/2356845964327232
한국인들이 북구 국가나 핀란드를 말할 때 소통을 중심하고 수평적이라는 것을 너무 단순화시켜서 믿는 경향이 있죠. 특히 핀란드는 '사우나' 문화가 있어서 신뢰하고 소통을 잘 한다고 믿죠. 물론 그런 면이 아예 없지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DNA가 다르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어야 되요. 조직이라는 게 있으면 위계가 있는 것이고, 변화에 대한 저항이 있는 것이고, 권위주의라는 것도 있는 것이죠.
아래 Economist 기사(11월15일자)는 현재 노키아의 이사회의장(chairman)인 사람이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하는 시점에서는 노키아의 non-executive board 멤버였다고 해요. 그가 SW쪽이었던 모양인데 아이폰의 OS가 갖는 플래폼으로서의 흡인력에 비해서, 노키아의 심비안 OS는 너무 노키아 중심적이었다고 여겼고 그래서 안드로이드 플래폼을 제안하는 전략 페이퍼를 써서 이사회에도 올리고 당시 의장인 사람에게도 보냈지만 그냥 무시되었다고 회고하는 책을 썼다고 해요. 당시 의장은 잘 못 알고 있다고 평하기는 하는데, 적어도 현 의장 입장에서 보기엔 당시에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지지를 못했고 그것은 당시 의장이나 CEO의 태도가 경직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죠.
선진국은 소통을 디게 잘 하고 한국은 그저 경직적이라고만 생각하는 것도 판에박은 선입견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죠. 삼성전자도 처음엔 늦었지만(기존 휴대폰 강자 입장에서 노키아/LG도 마찬가지였듯이 아이폰을 과소평가하고 기민한 대응이 쉽지 않은 것도 맞죠) 오히려 안드로이드 플래폼엔 잘 승선했거든요. 물론 삼성전자가 워낙에 몰아치는 게 가능하니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턱없이 귀를 닫고 사는 조직은 아니었던 것이죠.
사회조직문화가 차이가 있고 나름 선진국 소리 듣는 나라가 나은 점은 있지만 가장 안전한 가정은 '사람은 거기서 거기이다'라고 일단 여기는 거에요. 이게 통계학에서 보통 채택하는 귀무가설인 셈이죠. 일단 이 귀무가설이 맞지 않다는 것을 통과한 다음에 그렇다면 좀 더 다른 것들이 뭔지 연원을 더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죠. 한국이 워낙에 선진국에 대한 추격자 내지는 학생 사고가 강해서 소위 선진국에 뭐좀 괜챦은 것만 보이면 칭송하기 급급한 면이 있는데 이것은 그래도 극복을 해야 하는 것이죠.
차이가 보이면 그게 확률적 변이인지를 봐야 하고(그럴 수도 있는 것이죠), 그것 이상이라면 무조건 좋으니 배우겠다고 하지 말고 그 사회의 어떤 특성때문인지 좀 더 보편적인 사회 특성을 이해해야(regime의 차이를 보는 것이죠) 섣불리 배우자면서 무모한 학습을 피할 수가 있는 것이죠. 인간의 모방/학습의 동물이니 배우는 것이 장점이지만 제대로 배우려면, 그냥 좋아보이니 따라하기가 아니고 그 특성을 보면서, 나한테는 내가 속한 조직한테는 내가 속한 나라에는 어떻게 customization이 되면 좋겠다는 창조적 변용을 해야 하는 것이죠.
--인용
Increasingly concerned about these problems, Mr Siilasmaa wrote a strategy document suggesting that the company should consider embracing the Android operating system for phones, which was rapidly gaining market share. He sent it straight to Nokia’s chairman, Jorma Ollila.
Every good play needs a villain, and this book casts Mr Ollila in that role. Before becoming chairman, he had been Nokia’s chief executive from 1992 to 2006, the years of its rise to dominance. He did not seem to appreciate a non-executive director putting his oar in. Mr Siilasmaa writes that “with a sharp-tongued and thin-skinned chairman at the helm, intent on maintaining iron authority, raising questions can be close to mutiny”. He tried again, this time sending his memo to the chief executive and other board members, but says his concerns were never addressed in board meetings.
https://www.economist.com/business/2018/11/17/crossed-lines-in-the-boardroom
BartlebyCrossed lines in the boardroom
The inside tale of how Nokia lost a market it domin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