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lth tax 자체는 부작용이 큰데, 다만 부동산에 있어서만 그 희소한 자원 배분의 최적화를 위해 보유세는 필요해요]
종부세는 wealth tax이고 실현되지 않은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신중해야 해요. 세금은 실현된 flow 이득에 매겨야 설득력이 있고 그만큼 매끄럽게 작동하거든요. 또한 wealth 는 실제 가치보다는 '평가' 가치가 많아서 측정이 객관적이지 않은 거도 문제에요. 고호 그림을 갖고 있는데 이런 그림은 각각이 세상에 딱 하나 존재하기 때문에 평가가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wealth tax를 매기면 평가가 일상적이고 객관적인 것에서 그렇지 않은 쪽으로 자금을 빼돌릴 가능성이 커져요. 그런데 평가가 객관적인 것은 주식과 같이 투명하고 세상을 작동시키는데 꼭 필요한 재산이에요. 그런데 이런데서 돈이 빠져나가면 돈이 지하로 가니 역효과가 나요. 머스크가 wealth tax 핑계로 테슬라 주식을 팔아서 현금화하고 있는데 일단 현금화가 되면 추적이 히들어져요. 익명 암호화폐 자산으로 흘러가서 그쪽의 변동성을 더 키울 수도 있구요.
종부세가 일반 wealth tax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누진성이 대단히 강하다는 거에요. 누진세는 성립하려면 과세 대상이 분리되지 않아야 해요. 그런데 부동산은 일정하게 분리가 가능하거든요. 집 두 채가 있으면 한 채를 자녀에게 증여하면 되는 것이죠. 그러면 부동산에는 변화가 없는데 세금만 줄일 수 있는 것이거든요. 종부세는 그 설계 자체가 얼마든지 세금을 줄일 수 있게 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세금이에요.
그리고 다주택 보유를 줄인다는 취지도 큰 의미가 없는 게 그냥 그게 못마땅한 게 아니고 다주택 보유 때문에 집갑이 오르니 공격한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집 두채가 문제라면 그냥 비싼 주택 하나로 갈아타거나 그것만 남겨도 되거든요. 그럼 비싼 주택들은 더 비싸지는데 이게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게 아니고 부동산 시장 전체를 이끌고 가는 앵커 역할을 한다는 거에요.
그래서 이상한 누진적 성격의 보유세는 폐기하고 재산세를 현실화하는 게 맞아요. 그럼 재산세가 보유세가 되는 것이죠. 이런 보유세는 필요한 게 집값 역시 오른다 싶으면 집을 축장을 하게 되고 오버슈팅하게 되는데 보유세 말고는 그것을 cooling down 할 수단이 없거든요. 보유세는 집값에 연동되어서 오르기 때문에 집을 축장할 비용을 계속 높이게 되요. 그 집을 보유한 사람이 자산가라서 그래도 무방하다면 그 집은 보유자에게 보유세를 감당하고도 남을 사용가치가 있겠죠. 그런데 그 정도는 아니라면 집을 파는 게 맞아요. 보유세보다 사용가치가 낮다는 것이거든요. 이렇게 해서 보유세는 집의 사용가치가 충분히 있는지를 측정하게 해서 그에 따라 부동산을 재배분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것은 세금을 더 걷자는 것도, 다주택자를 탓하는 것도 아니고, 부동산을 최적 배분하기 위해서 하는 거에요.
wealth tax는 왠만하면 피해야 하지만 부동산 처럼 대단히 희소한 자원에 있어서는 그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보유세는 타당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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