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노동제한이 회사는 생산성중심의 재조직화, 가정은 인적자본의 심화로 귀결될 거에요]
(2018.3.21작성)
52시간 노동제한은 한국 기업들이 이전처럼 싼 인건비를 이용해서 저생산성으로 굴러갔던 방만함에 종지부를 찍을 거에요. 아래 기사에 보면 52시간만 일했더니 급여가 팍 줄었다고 하소연하죠. 기업은 직원을 더 고용해도 인건비 부담이 늘겠다고 걱정하구요. 뒤집어서 말해보면, 그만큼 그동안 한국기업이 '싼 인건비'를 이용해서 편하게 기업했다는 거에요. 인건비가 싸다는 것은 한 명에게 지급하는 총량뿐만 아니고, 시간당 지급하는 인건비가 싸다는 것이고 생산성의 입장에서는 이게 중요하죠. 기업은 그동안 어차피 연봉이 제한된 경우는 장시간 노동으로 '싼 인건비'를 유지했고, 그리고 시급 개념이 적용되는 경우는 야간, 주말 노동을 시켜왔고 여기에 할증시급이 적용되니 노동자들도 감수했죠. 그런데 그 결과는 기업으로서는 저생산성을 장시간 노동투입으로 면피해온 것이고, 가정에서는 가장이 결핍된 파편성으로 귀결된 것이죠.
가정이 파편화되어 있다는 것은 불행이기도 하지만, 가정이 효과적인 인적자본 재생산이 안된다는 것이기도 해요. 가정에서 이뤄져야할 부모로부터의 교육은 없는 것이죠. 그리고 부모가 그런 시간을 못 내니 아이들은 학원이라도 다녀야 하는 것이고, 그 학원비를 벌기 위해서 부모는 또 노동투입을 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죠. 아래 기사에 보면 연봉 8,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줄었다고 하고 그래서 차도 바꾸고 했다는데 이것도 한국사회에 필요한 바에요. 그 2,000만 원이 거저 버는 게 아니고 기회비용이 있어요. 가정이 희생된 것이죠. 아이들의 인적자본 재생산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2,000만원을 포기해도 되거든요. 그리고 차도 바꿨다고 하는데, 저는 한국인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면서 뭐 그렇게 차들은 좋은 것 타고 다니는지 신기하다고 여겼어요. 과시성 소비를 하는 것이거든요. 미국에 다니면 차들이 후지기도 하고 수리비를 못 내니 비닐로 유리창을 대신한 차들도 있어요(수리비가 비싸다는 것은 역이 함부로 사람의 노동을 못 쓴다는 것이죠). 이에 반하면 한국인들은 중형차 이상이 너무나도 많고 너무나도 깔끔한 외장을 과시하죠. 쓸데없는 데에 돈을 쓰는 것이죠. 이런 것은 줄일 필요가 있어요. 이제 인적자본을 재생산하기 위한 time capital이 현금보다 더 중요해요.
그리고 회사는 이제 철저하게 생산성 관점에서 회사를 재조직해야 해요. 52시간도 한 명의 노동투입시간으로 작은 시간은 아니에요. 이 정도에서 방만한 시간 관리를 없애고 철저하게 시간생산성으로 승부해야 해요. 예컨대, 결제서류 오르락내리락하면 안되는 거에요. 미국의 executive들은 다큐 등을 보면 한 명이 하루에 이메일만해도 수십통은 작은 수준이더라구요. 자기들이 다 처리해요. executive가 결정권자니 중간 거치지 않고, 그들이 판단해서 지시하는 게 제일 빠르거든요. 그리고 회사에서 커피 따르는 일이나 시키는 소위 CEO 비서는 두지 말아야 해요. 커피 따르는 등 접대나 시키는 비서는 본인도 인적자본이 고갈되버리니 경쟁력이 없어지죠. 커피와 같은 잔 일은 executive가 하면 되고 여차하면 손님들도 직접 따라 마시면 되요. 커피 머쉰이 좋은데, 컵 가져다가 따르는 것도 못한다고 하면 촌스럽죠. 아직도 보면, 회사에서 비서가 예쁜 커피잔에 차나 커피 따라주면서 마치 다방처럼 '어떤 음료수 원하세요?'라고 묻는 게 흔할 텐데, 그 자체로 낭비에요. 커피머쉰 등 비치해두고 아쉬운 사람이 제 발/손으로 먹으면 되요. 한국이 인건비가 비싸져야 하는 게, 그동안 인건비가 싸니 그런 허식이나 낭비스러운 decoration용으로도 사람을 썼던 것이거든요. 이제 인건비가 제대로 비싸지면, 어쩔 수 없이 기업도 철저하게 시간당 임금 관점에서 인력을 대할 거에요. 커피 따르기처럼 시간당 인건비로 아까운 노동은 다 없애버려야 하는 거에요.
--인용
근로시간 단축으로 여가시간은 늘었지만 직원들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월급이 줄어 살림살이가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초과 근로가 많은 생산직이 더 타격을 받았다. 10년 차 직원 김모(39)씨의 경우 지난해까지 매달 535만원가량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월급이 150만원 이상 줄었다. 경영 환경을 감안해 노사 합의로 기본급을 낮춘 데다 근무시간이 한 달에 100시간 이상 줄면서 연장근로수당 등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인 김씨는 "줄어든 월급에 맞춰 승용차도 경차로 바꾸고 보험도 하나 해약했다"고 말했다. 연봉이 8000만원에 달하던 20년 차 최모(50)씨도 올해 연봉이 6000만원 안팎으로 줄어든다. 최씨는 "20년을 주야로 살다가 이틀씩 쉬는 날이 생기니 처음에는 아내와 여행도 가고 좋았지만 한 달 정도 지나니 돈이 없어 못 가겠더라"고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직원을 20명이나 추가로 채용하다 보니 기존 인력들의 급여를 낮춰도 올해 전체 인건비는 작년보다 5억원 정도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회사 영업이익도 작년에 비해 반 토막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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