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불법체류 미국이민가정 출신의 에세이 탈 주체주의의 안간힘이 보여요]
https://www.facebook.com/KIM.Seokhyeon.ik/posts/2429513447060483
아래 에세이 필자는, 미국에서 불법체류 한국인 이민가정 출신으로 하버드에 입학/졸업했고 영국 옥스포드에서 공부할 기회를 주는 Rhodes 장학금을 받고 영국으로 조만간 떠난다고 해요. 그래서 다시 미국에 돌아올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하구요.
저는 한인 가정 출신이 미국에서 성장해서 어떤 에세이를 썼는지가 더 관심사라서 한국신문에서 이 사람 얘기를 읽고 뉴욕타임즈를 찾아봤어요. 글 자체는 '미국에서 기회를 누려서 잘 성장했고 그래서 보다 보편적인 기회 균등을 바란다'는 전형적인 미국에서의 성장 스토리에요. 그래서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본인과 그 가정이 그만큼 노력을 많이 한 것이니 인생의 비중은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가치는 있는 글이에요.
한국인들의 글과 상당히 다른 점이 이 글에서도 역시 확인이 되는데 미국에서 자라면서 에세이를 이렇게 훈련받은 티가 많이 나요(그래서 미국의 에세이의 전형성도 피해가지는 못해요). 어떻게든지 주체가 중심이 되는 게 아니고 그 주체를 '불법체류 이민자'라는 보편적인 그룹의 일원으로 자리잡도록 무지하게 노력을 하는 게 글에서 티가 많이 나요. 어색한 면도 있지만 이렇게 주체에서 출발했어도 그 주체로 돌아오지 않고 주체를 보편적 가치(불법이민자에게도 기회균등을 주자라는)를 위해서 주체를 서비스/소비하고 있는 게 역력하죠. 에세이니 I 라는 주체 단어가 아주 많지만 그래도 나르시시즘으로 흐르지 않는 것은 주체는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서 서비스하는 존재라는 게 마치 강박처럼 머리에 자리잡아서 그래요. 미국사회에서는 그렇게 보편적 가치를 위해서 주체를 서비스/소비하는 것이 또한 높게 평가를 받거든요. 주체의 존재 의의는 얼마나 보편적 가치를 담지해내야에 달려 있어요.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국인들은 사회가 주체를 위해서 서비스해야 한다는 전혀 반대의 사고를 해요. 예컨대 아래 필자가 "I resist citing my “intelligence” or “abilities” to defend my presence here"라고 한다면, 반대로 한국인들은 자녀에게 '공부 못하면 저렇게 된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거든요. 각 주체가 '공부를 잘 하는 능력을 보이면' 사회는 그 주체를 차별적으로 대접해야 한다는 사고가 깊게 각인된 것이고 그만큼 주체중심적인 것이죠. sky 캐슬에서 예서는 오직 서울대 의대를 가는 것으로 본인이 차별적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결의를 갖고 있고 그 부모도 그렇게 여기지만(그리고 이것은 사실 한국인들에 만연되어 있어서 한국인들이 동조하지만), 예서는 의사로서 사회적 가치에 본인이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그림은 하나도 없는 것이죠. 아래 글의 필자도 하버드 생물학/정부행정학을 졸업했고 의대도 입학신청을 한 것 같은데(미국은 의학대학원이니) '의사로서 출세'와는 삶의 궤적이나 지향이 많이 다르거든요. 본인이 보편적 가치(기회균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그렇게 삶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죠.
다른 각도에서 보면 제국주의 중심과 주변부의 차이일 수도 있어요. 주변부는 자기가 우선 살아남는 게 급급할 수가 있죠. 반면에 제국주의 중심은 여유가 있고 그 자체로 보편성이라는 것을 재생산해내야 하니 '보편주의'에 보다 자원을 투입할 수도 있구요. 그런데 한국이 이미 세계질서에 깊숙히 편입되어 있으니(수출이 GDP 대비 50%이거든요), 변방이어서 exceptional할 수가 없어요. 보편의 언어를 내면화해가야 활로가 있는 것이죠. 이러려면 주체는 보편가치의 담지자이고 실행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맞구요.
---인용
I can argue that I am smart, driven and able to contribute to this country, just like my fellow undocumented immigrants. We pay taxes to help keep systems such as Medicare and Social Security solvent — systems that we may never directly benefit from.
According to a 2017 study, 91 percent of Dreamers are employed and will contribute $460.3 billion to the gross domestic product over the next decade. Over 65 percent of us are pursuing a degree in higher education.
And yet I resist citing my “intelligence” or “abilities” to defend my presence here, because a human being need not be a Rhodes scholar to be treated with basic fairness and decency. A human being shouldn’t have to be a “genius” or “economically productive” to have access to equal opportunity.
We are your co-workers, your friends, your classmates and your fellow Americans — we work, learn and laugh alongside you.
https://www.nytimes.com/2019/01/11/opinion/dreamer-rhodes-scholar-human.html
I’m a Dreamer and a Rhodes Scholar. Where Do I Belong?
A person shouldn’t have to be a “genius” or “economically productive” to have access to equal opportu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