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평범한 것들이 한국의 국경을 넘어간다는 게 소프트파워를 시사하죠]
https://www.facebook.com/KIM.Seokhyeon.ik/posts/2469406016404559
선호는 대부분 익숙한 것을 중심으로 이뤄지거나 또는 privilege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에 있죠. 예컨대 외모로 치면 사회 구성원들의 평균적인 외모는 선호되는 외모이고, 여기에 지배계급의 변동을 겪으면 지배계급의 외모가 그런 면이 있어요. 예전같으면 '눈이 크면 속없다'라고 하면서 북방계 외모를 더 쳤다면 요즘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눈을 키우고 싶어하니 남방계 외모가 더 주목받죠. 남방계 외모는 서구인의 외모랑 더 잘 통한다고 한국인들이 믿는 것이구요. 그런데 막상 한국인들이 서구인에게 가깝다고 여기고 선망하는 여성의 외모가 서구에 잘 안 먹혀요. 서구에는 동양인이 서구인에 닮으면 편하고 무난하다고 여겨질 수는 있지만 너무 흔하니 눈에 들어오지를 않거든요. 그래서 미국에서 활약하는 동양 여성의 얼굴로 의외로 눈매가 날카롭고 광대뼈가 높은 여자들이 주연급으로 활약을 했죠. 예전에 Lin인가 하는 중국계 여성배우(드류 베리와 같이 미녀삼총사에도 나오고 타란티노의 영화 킬빌에서도 여성 사무라이 이미지의 검객 역을 했죠) 의 외모가 딱 그런 것이었어요.
그래서 한 문화권에서 너무 흔해서 폄하될 수 있는 게 의외로 문화권이 바뀌면 대접을 받는 게 그러한 거에요. 아래 요즘 한국의 '할머니 소품'들이 구미권에서 대접받는다고 하는 게 그런 것이죠. 한국인들도 서구 선망은 여전히 강하니 서구를 흉내낸 것들이 많을 텐데 이것은 당연히 서구에서는 별 볼이 없죠.
이런 비슷한 경험이 저도 있는데, 미국에 가기 전에는 한글이 멋있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미국에 한참 살다보니 한글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게 한글이 안 익숙한 사람들이 한글이 시각적으로 재밌다거나 멋있다고 여기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저도 한 것이죠. 한글을 문양으로 한 패션이나 디자인이 충분히 말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국적이고 특이하다고 해서 인정받는 이미지나 물건이 되지는 않아요. 일정한 선망이나 호기심이 수반이 되어야 하고 세련미와 품질 스탠더드는 있어야 해요. 한국의 문화가 케이팝이나 드라마 등으로 많이 노출되다보니 우선 노출되는 것 자체가 attention 을 끄는 것이고 자꾸 보다보면 흥미가 생기고 소장의 욕구도 생기죠. 그래서 그런 문화적 선망이나 소프트파워에서 한국의 '할머니 소품'도 일정한 상품의 지위를 형성하는 것이죠. 기사에도 나오지만 한국 요리에 관심을 갖다보니 돌솥비빔밥을 만들고 싶은데 돌솥이 있어야 말이 되니 돌솥에 대한 해외 수요가 생기는 것이죠. 한국이 근근히 살아갔던 시대에는 그런 할머니 소품들이 더 많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국의 국경을 넘기는 힘든 것이었구요. 한국의 평범한 것들이 한국의 국경을 넘어간다는 것은 그만큼의 문화적 소프트파워를 시사하는 것이죠.
--인용
영주의 대장장이가 만든 호미만 아마존에서 대박난 게 아니다. 글로벌 온라인 쇼핑 사이트 아마존에서는 호랑이 담요, 돌솥, 호미, 낫 등 한국 할머니 세대들이 쓰던 물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인들은 ‘그게 왜 잘 팔리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써 본 외국인들은 ‘엄지척’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시골 이불’이 외국인 침실 장악해
호랑이, 장미 등 ‘강렬하고도 촌스러운’ 무늬가 새겨진 극세사 담요는 아마존에서 연일 품절 사태다. ‘코리안 밍크 벨벳 블랭킷(Korean Mink Velvet Blanket)’이라고 불리는 이 담요는 한국에서는 만원 안팎이지만, 아마존에선 80달러(약 8만9000원)에도 재고 부족이다. 한국에서 ‘호텔 베딩’ 열풍이 불며 단색 이불 선호가 높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캐나다 토론토대 유학생 김현모(27)씨는 "현지인들은 이불인지, 깔개인지 모를 이 물건이 ‘힙하다’고 생각한다"며 "파격적인 디자인과 극강의 보온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처음에 할머니 담요를 캐나다인 친구 침대에서 봤을 때는 충격이었다"고 했다.
아마존 리뷰에서 구매자들은 "소파 인테리어용으로 샀는데 이렇게 보드라우면서도 따뜻할 수가 있는 거냐" "바느질이 튼튼해 10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이즈 좀 다양하게 만들어달라" 등의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