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은 인생전략모색을 학교교육에 제도화한 것으로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그런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는 거에요]
https://www.facebook.com/KIM.Seokhyeon.ik/posts/2515720358439791
입시를 떠나서 고등학교 시기에 무엇을 해야할까 따진다면 '공부를 열심히 한다'보다는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가 훨씬 중요해요. 그리고 what to do 에 들어가는 탐색비용이 상당히 크구요. 그런데 '공부를 잘 하면 된다'고 앞서면 what to do에 필요한 탐색비용을 안 들이게 되죠.
학종은 그 탐색을 하게끔 유도하고 그 비용을 정당화하게 하죠. 그리고 그것을 학교가 감당하게끔 하게 하구요. what to do 탐색이 개인에게 맞겨진다면, 그거야말로 교육여건이 좋은 집안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해지죠. 훨씬 시야가 넓은 환경에서 자라면 그냥 가정환경에서 성장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what to do가 내면화되거는요. 대게 상층직업이라고 하는 의사, 법조, 교수 등의 직업의 부모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그런 류의 전문직업을 내면화하고 그에 따라 동기부여를 받고 실제 직업진입 노하우도 부모의 컨설팅을 받거나 아니면 그냥 부모 모면서 익히는 것이 그런 것이죠.
학종은 그 탐색비용을 들일 이유를 제공하니 고등학교 나이에 빨리 동기부여를 받게 되죠. 학종을 준비하는 게 그만큼 학습동기를 부여케 하는 것이구요. 아래 기사에도 보면 학습의 이유를 모르다가 로봇공학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니 공부에 집중하게 되었다는 학생도 있네요. 학종은 학교 내에서 what to do 탐색을 제도화한 것이니, 가정환경의 편차를 줄일 수 있게 하구요.
아래 인용한 학생의 인터뷰 보면 수시를 준비하는 게 결국 취업준비하는 것의 축소판이라고 말하고 있죠. 이 학생은 수시 출신들이 그런 전략적 준비를 잘 한다고 보는데 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있죠. 첫 취업을 해도 그리고 직장을 옮겨도 그리고 혹시 승진을 함에 있어서도 '자기가 뭘 해왔고 그래서 뭘 잘 할 수 있고 잘 하겠다'는 네러티브는 평생 가져가고 써먹게 되요. 고등학교 시기에 광범위한 대중 교육이 이뤄지니 이때 그것을 익히게 하는 것은 교육의 의무이기도 하구요.
입시의 강박에서 보면 학종은 불필요해보이기도 하고 불공정해보이기도 하고 그리고 그게 부정비리의 소지도 있어보이기도 하죠. 충분히 downside가 있기도 하구요. 그런데 학종이 아니면 한국사회에서 그런 인생살이전략을 익힐 기회란 소수의 중산층 가정에서나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종이 갖는 공평성이 있는 거에요. 기회는 공평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고, 공정은 줄서기나 측정이라는 단어와 더 어울리는데, 인생이라는 긴 시간표를 놓고 볼 때는 기회의 공평이 훨씬 더 무게감이 있어요.
----인용
Q : 수시보다 수능 중심의 정시가 더 공정하다는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 실력의 공정성 면에서는 정시가 훨씬 낫다. 하지만 집 여력에 따라 들이는 사교육 비용 차를 고려하면, 수능으로만 하면 강남 S고 애들이 100명씩 서울대에 갈 수밖에 없다. 교육의 공평성에서는 수시가 낫다고 생각한다. 또 어차피 대학 가면 취업에 필요한 면접, 자기소개서 준비를 할 텐데 수시가 그 축소판 같다. 학점도 수시로 온 친구들이 더 잘 챙기더라. 나도 정시 전형 합격자로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https://news.v.daum.net/v/20190318050039281
[탐사J] "수능으로만 뽑으면 강남 S고 서울대 100명씩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