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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포부와 태도를 가진 젊은이들은 많아질 것 같아요

(2010.9.14)

그토록 바뀌지 않는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던 한국 교육에도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해요. 최근 들어서 진보교육감이 들어서면서 학교가 학생들의 권리를 중시하는 현장으로 변모하기 시작한게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이라고 생각되요. 대중적으로 크게 이슈가 된 것은 무상급식이지만, 교육사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게 인권조례에요. 아이들을 존중해야 창의식 교육이 가능하고 이러한 교육여건에서 자라야 비로소 창의적일 수 있죠. 아마도 고교평준화 이래로 30여 년 만에 한국교육이 질적으로 전환되는 시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고교평준화 세대는 교육의 보편화를 이룩하는데 크게 기여했지만, 굉장히 획일화된 세대이기도 합니다.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을 존중하지는 않았으니까요. 학생인권조례는 창의성이 제도화되는 중요한 milestone일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서서 대안학교가 제도화되어서 혁신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혁신학교는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해 세심한 배려를 한다는 점에서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겠죠. 혁신학교가 아니더라도 아주 창의적인 교육을 하는 교사들이 많아지고 있더라구요. EBS에서 "최고의 교사"라는 다큐가 있는데, 여러 과목에서 탁월한 교사들이 많더라구요. 한국사회의 좋은 점은 좋은 모델이 급속하게 퍼진다는 거죠. 그리고 한국의 교사의 기본자질이 좋기 때문에 교사들을 현장에서 잘 길러내고 학생을 가르치는데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만 갖추면(생활지도는 교장, 교감, 상담/생활지도 전문교사들이 해야죠) 지금보다도 훨씬 많은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신뢰를 받을 것입니다.
 
김영상 정부와 그에 이은 김대중 정부 시기 다양성 시도 등 교육개혁의 의도는 좋았지만, 교육후의 진로(수요측)라는 점에서 좀 타이밍이 안좋았던 면이 있고 또한 교육프로그램을 뒷받침하는 학생들의 인권과 같은 제도적 기반을 간과하고 좋은 컨텐츠만 제공하면 된다는 컨텐츠 중심적인 면이 있었어요. 진로라는 점은 비록 학교에서 창의적 시도를 할지라도 대학이나 이후 사회에서 창의적 인력을 필요치 않으면 지속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창의적 인력에 대한 수요(대학이나 기업)는 지금이 본격화된 것 같아요. 대학의 입학사정관제가 그 예이죠. 한국의 기업도 이제는 그 무대가 세계이고 갖춰야 하는 지식과 기술이 프론티어에 있기 때문에 더이상은 단순한 근면성만으로는 기업의 활로를 모색할 수 없죠. 그리고 민선교육감 체제가 들어서면서 비로소 교육이 관료적 통제대상이 아니라 자율과 창의성이 꽃피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거에요. 아주 민감하고 감수성이 높은 시기에 민선교육감체제에서의 인권에 대한 강조는 아마도 깊게 각인될 것입니다. 이것을 뒤로 돌리기는 어렵겠죠.
 
학생들에 대한 인권조례를 포함하여 교육기본법 같은 곳에서, 학생들의 학습의 권리를 분명히 한다면 좀더 좋겠습니니다. 최소한의 지식을 갖추는 것을 학생의 권리로 그리고 사회의 의무로 하는 거죠. 그래서 수업을 따라가는 속도가 느린 학생들에 대해서는 그러한 학생들을 잘 지도하는 skill과 경험을 갖는 교사들이 별도로 수업을 제공해야 한다는 거죠. 핀란드의 교실에서 이게 이루어지고 있구요.
 
지금의 10대는 대중교육의 확대에만 만족했던 평준화세대와 달리, 인권, 창의성, 개성, 국제감각, 다문화 등의 소양을 제도적으로 교육받은 첫 세대가 될 것 같아요. 첫 세대니까 부족한 점들이 있겠지만, 이 흐름이 강해지면 강해졌지, 뒤집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